민족사, 2011년 절판된 ‘벽암록 전5권’ 재출간

 

민족사가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재출간한 ‘벽암록’ 전 5권.

번역기간 15년 소요

출판기간 3년 걸린 ‘대작’

간화선 붐 타고 독자 요청

일부 구성 바로 잡아 재판

최근 불교수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간화선의 필독서이자 선어록의 최고봉으로 평가되는 <벽암록>이 재출간 됐다. 도서출판 민족사는 최근 2011년에 절판했던 <벽암록> 5권을 재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 2007년에 발간돼 독자들의 호응을 받아 출간 즉시 재판에 들어가기도 한 책이다. 이후 2011년까지 판매 소진돼 절판됐으나 올해부터 꾸준히 독자들의 요청이 들어와 민족사가 다시 출간한 특별한 이력을 소유하게 됐다. 이번에 출간된 <벽암록> 5권은 기존의 책에 오탈자를 잡고 일부 구성을 바로 잡아 독자들이 공부하기에 더 용이하도록 만들었다.

<벽암록>은 송나라 스님이었던 설두중현(980∼1052)과 원오극근(1063∼1135) 선사에 의해 완성됐다. 설두스님은 <조당집> <전등록>등 옛 선사들의 어록에서 공안 100칙을 가려 뽑아 여기에 각각 송(頌)을 붙여 <설두송고백칙(雪竇頌古百則)>이란 책을 출간했다. 이 <설두송고백칙>에 원오선사가 수시(垂示-일종의 머리말) 착어(著語-일종의 촌평) 평창(評唱-본칙 자체에 관한 설명과 주석)을 붙여 <벽암록>을 완성했다.

하지만 <벽암록> 출현 이후 선승들은 너나없이 벽암록의 문자공부에만 몰두, 선수행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원오스님의 제자 대혜종고(1089∼1163)스님은 <벽암록> 판각과 책들을 모두 한 데 모아 소각해 버렸다. 그 후 원나라 초기에 거사 장명원에 의해서 <벽암록>은 다시 복간됐다. 불 속에서 영영 재로 사라져버렸던 <벽암록>이 불현듯 불사조가 되어 다시 되살아 났다.

이번에 다시 나온 <벽암록>은 시인인 석지현(釋智賢)스님이 역주.해설한 국내 최초의 완역본이다. 번역 기간만 15년이 걸렸고 출판에 소요된 기간만도 3년이 걸린 대작이다.

이 책은 원문에 토(吐)를 달고 번역과 해설을 붙였다. 그리고 평창과 착어의 번역은 물론 해설까지 달아놓아 죽 따라 읽으면 본뜻을 간파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이본(異本)을 대조하여 원본과 같고 다름을 비교하는 교감(校勘)을 했으며 <벽암록 속어(俗語) 낱말 사전>을 5권으로 첨부해 혼자서도 <벽암록>을 공부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민족사는 “석지현스님이 역해한 <벽암록>은 선어록 역주의 새로운 전형”이라고 밝혔다.

민족사가 다시 발간한 <벽암록>은 기존의 번역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선 기존의 <벽암록>번역은 대부분 수시(垂示), 본칙(本則-공안으로서 벽암록 핵심부분) 정도만 번역했다. 그 뒤의 본칙착어, 본칙평창, 송(頌-공안에 붙인 설두스님의 시), 송착어, 송평창 등은 번역하지 않았다.

석지현스님이 역주한 <벽암록>은 그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은 완역본(完譯本)이다. 그래서 국내 최초의 ‘벽암록 완역(完譯)’이라고 부를 만하다. 이번에 다시 나온 <벽암록>은 원문의 정확한 번역과 뜻 해설, 원문의 낱말풀이까지 했다.

또 다른 차이는 이번에 나온 <벽암록>은 단순한 교양서의 입장에서 번역 해설을 붙인 책이 아니라, 선수행(공안참구)상에 있어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설을 붙였다.

번역에 있어서도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원문의 이본(異本) 대조를 통한 충분한 교열을 거쳐 그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책은 우리말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살려내면서 번역했기 때문에 선문(禪文) 번역의 새로운 지평을 연 번역서로 평가된다.

역해자인 석지현 스님은 1973년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으며 저서와 역서로 <선시> <선시감상사전> <바가바드기타-세속에서 깨닫는 길> <우파니샤드> <숫타니파타> <법구경> <마하무드라의 노래>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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