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미륵 정토를 설한 미륵 삼부경

새 세상 여는 개벽 주인공 같아

용수, ‘쉽게하는 이행도<易行道>’로 분류

미륵신앙은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을 믿고 구원의 희망을 가지고 이 세상의 고난을 벗어나고자 하는 신앙이다. 이 미륵 신앙에 관한 경전에도 <삼부경>이라 하는 경전이 있는데, <미륵상생경>과 <미륵하생경> <미륵성불경>이 있다. 여기서 상생(上生)과 하생(下生)이란 말은 현재 미륵보살이 계시는 도솔천에 올라가 태어난다는 뜻이 상생이고, 하생이란 미륵보살이 당래에 사바세계에 내려와 성불하여 중생을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미륵부처님을 기다린다는 뜻에서 쓰는 말이다.

<미륵상생경>은 유송(劉宋) 때 저거경성(沮渠京聲)이 번역한 1권으로 되어 있는 경으로 미륵의 정토인 도솔천에 왕생할 수 있는 방편을 설해 놓은 경이다.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날 밤, 부처님이 방광을 하여 광명이 비친다. 이 광명 속에 화불이 나타나 법을 설하자 수많은 불제자들이 모여 들었다. 이때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이 미륵에게 수기준 것을 기억하고 미륵이 장차 어디에 태어나게 되느냐고 묻는다. 이에 미륵이 도솔천에 태어나 일생보처불로 머물 것이고, 500만억 천자들이 공양할 것이며 천자들이 서원을 일으켜 궁전을 만드는 이야기를 하면서 도솔천궁의 장엄에 대하여 설한다. 미륵은 이곳에서 천상 사람들을 교화하다가 마침내는 하생하여 부처가 될 것이라 하였다. 특히 미륵은 석가모니의 교화인연이 다한 다음에 사바세계에 강림하여 중생들을 교화할 미래불의 대명사로 인식된다. 한 생만 지나면 부처가 되지만 현재는 보살이므로 미륵보살이라 부르기도 하고 당래부처로서 말할 때는 미륵불이라 한다.

원래 미륵은 자씨(慈氏)라고 번역하는데 중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보살이다. 마이트레야(Maitreya)라는 범어를 한자로 자(慈)로 번역하여 김씨, 이씨, 하듯이 자씨라 한 것이다. 미륵은 일체 고난 중생들에게 즐거움을 누리도록 좋은 세상을 만들어 준다는 구원불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인류의 보편적이고 통상적인 공동 염원을 미륵신앙에 의해 구현된다고 한다. 그리하여 미륵의 이미지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개벽의 주인공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미륵하생경>은 서(西晉)진 때 축법호가 번역한 경으로 미륵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용화수 아래서 성불한 후 무수한 중생들을 교화하는 것을 설해 놓았다. 미래세의 사바세계의 상황과 상거전륜성왕(혬襄핲去轉輪聖王)이 나와 나라를 다스리는 치세에 대한 것과 미륵의 탄생과 성장, 출가와 성도, 설법과 제도, 입멸 등에 대해 설하고 있다. 미륵불의 최초 설법도 석가모니불과 마찬가지로 사제, 팔정도, 십이인연이 주축을 이룬다. 용화3회라 하여 이를 3회에 걸쳐 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미륵성불경>은 미륵 하생경의 이역본으로 동진 때 구마라습이 번역 하였다. 내용이 <미륵하생경>과 비슷한데도 두 경이 별도로 유통되어 삼부경에 포함된 것이 특이하다.

미륵신앙은 미래세에 이상세계가 실현될 것이라는 미륵 삼부경의 예언적인 내용에 의거 구원에 대한 절대적인 희망을 갖는 신앙이다. 칭명염불을 하면서 삼매를 닦으면 도솔왕생이 이루진다는 것을 믿고 선업을 닦으며 큰 서원을 발하라 하였다.

미륵신앙도 왕생을 목적으로 하는 정토신앙의 하나다. 정토신앙은 이행도(易行道)를 제시하는 수행법으로 고도의 수행을 요구하지 않고 염불과 참회로써 왕생을 할 수 있다고 설한다. 설사 계를 어기고 악업을 지은 것이 있어도 참회를 하면 왕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이를 쉽게 하는 수행법이라 하여 이행도라 한다. 용수보살이 처음 불교의 수행을 이행도과 난행도(難行道)로 구분하였는데, 정토의 수행법을 이행도라 하였다.

 

[불교신문2925호/2013년7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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