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⑤ 신회-돈오의 내용, 하택사상

분별 일으키지 않는 것이 무념

모든 법은 꿈이요

성인의 가르침은 모두 같다

신회가 말하는 돈오의 뜻을 이어 간추려 보자.

⑧ 지일체법(知一切法) 시일체법위돈오(是一切法頓悟)라서 일체법을 아는 것이 돈오가 된다고 하는 것으로, 내용은 무념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회는 “무념을 보는 자 능히 일체법을 낼 수 있다. 무념을 보는 자 곧 일체법을 섭하데 집착하지 않는다” “무념법을 깨달으면 만법을 모두 통달한다”라고 했다. ⑨ 문설공(聞說空) 불저공(不著空) 즉불취불공시돈오(卽不取不空是頓悟), 곧 공설함을 듣고 공에 집착하지 않고 곧 불취불공(不取不空)이 돈오가 된다. ⑩ 문설아(聞說我) 불저(不著, 我)즉불취무아시돈오(卽不取無我是頓悟), 곧 아(我) 설함을 듣고 아(我)에 집착하지 않고 무아를 취하지 않는 것이 돈오가 된다.

⑨번 ⑩번의 내용은 자타 내외 주객 분별이 없고 아공 법공한 상태가 곧 돈오가 된다는 뜻이다. 아공.법공한 자리는 곧 무념이 되며 무념을 보는 것은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가 되며 중도 제일의제는 본성청정한 자리로 무념이 되며 돈오가 된다는 것이다. 중도로 일체법을 관철해서 돈오 뜻을 나타내는 대목은 “보리 설함을 듣고 보리를 취하지 말 것이며, 열반 설함을 듣고 열반을 취하지 말 것이며, 청정을 듣고 청정을 취하지 말 것이며 공 설하는 것을 듣고 공을 취하지 말 것이며, 정설하는 것을 듣고 정을 취하지 말라” 등이며, 모두 무념을 대표하는 말이다.

⑪ 불사생사이입열반시돈오(不舍生死而入涅槃是頓悟), 곧 생사를 버리지 않고 열반에 드는 것이 돈오가 된다면서 신회는 “일체중생은 본래열반이며 무루지성을 본래 스스로 구족했다” 라고 하면서, 북종에서 말하는 ‘마음으로 보리 설하는 것을 듣고 보리 취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열반 설하는 것을 듣고 열반 취하는 마음을 일으킨다’라는 것에 대해서 “밖으로 구하는 마음 일으키는 것은 삿된 구함”이 된다고 가차 없는 비평을 냈다.

이상 신회가 말하는 돈오의 뜻에서 중요한 특징은 일념상응(一念相應), 변성정각(便成正覺)으로 무념을 통해서 바로 자성을 요달하는 것으로 돈오의 핵심을 삼았으며 “오직 돈교법을 전해서 출세 사종을 파하는 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돈오 내용을 통한 신회사상을 간추린 베이징(北京)대학 루우열 교수(철학과)의 논문을 일부 원용한다. 종밀은 <도서>에서 하택종 사상에 대해서 “제법은 꿈과 같고 모든 성인 설함이 동일하다. 고로 망념이 본래 적적하고 경계가 본래 공하다. 공하고 적적한 마음이 영롱해서 매하지 않으며 곧 공하고 적적한 이 마음이 각자의 참된성품(性)이다. 미오(迷悟)에 임하는 것을 마음이 본래 스스로 인지하며 연을 의지해서 생하는 것도 아니고 경계를 인해서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지(知)라는 이 한 글자는 백가지 묘한 문이 되며, 무시이래로 이것에(知) 미해서 망녕되게 신심에 집착해 나를 삼고 탐진치 등 망념을 일으키며, 만약에 선지식 가르침을 받으면 어느 순간 공하고 고요한 지(知)를 깨달을 것이며, 비록 만행을 닦지만 오직 무념으로 근본을 삼는다”라고 했다.

그래서 신회선을 무념선(無念禪)이라하며,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곧 무념이다”라고 해, <단경>에서 혜능선사가 “무념으로 근본을 삼고, 무상으로 체를 삼고, 무주로서 본(無念宗, 無相體, 無住本)을 삼는다”고 함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신회는 지견해탈을 중시 해 정혜동등(定慧同等)을 주장했다. 다른 관점에서 ‘북종은 행을, 남종은 지(知)를 중시하며, 북종은 정을 인해서 혜를 발하는 것을 중시했고, 남종은 혜로써 정을 섭했다’고 평가하는 대목에 대해, 신회가 왕유(王維)에게 대답한 것은 “혜능선사는 ‘먼저 정을 닦아서 정을 얻은 후에 혜를 발한다’고 하나 본인(신회)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신회는 ‘정이 많고 혜가 적으면 무명만 증장하고, 혜가 많고 정이 적으면 사견만 증장한다’는 경구로서 정혜동등(定慧同等)을 주장했다.

 

[불교신문2925호/2013년7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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