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제1, 오법전의(悟法傳衣)-9

복 받는 일 만 구할 뿐

생사의 고해에 관심 없으면

복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법문 : 다시 본문을 보자.

오조 홍인대사께서 하루는 문인들을 모두 불러오게 하였다. 문인들이 다 모이자 말씀하시기를 “내가 그대들에게 말하나니, 세상 사람의 나고 죽는 일이 크거늘 그대들 제자들은 종일토록 공양하는 일과 다만 복 받는 일만을 구할 뿐 나고 죽은 생사고해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그대들의 자성이 미혹하면 복의 문이 어찌 그대들을 구제할 수 있겠는가?”(오조인어일일 환문인진래 문인집글 오조왈 오향여설 세인생사대사 여등문인 종일공양 지구복전 불구출리생사고해 여동자성미 복문하가구여, 五組忍於一日 喚文人盡來 文人集言乞 五組日 吾向汝設 世人生死大事 汝等文人 終日供養 只求福田 不求出離生死苦海 汝等自性迷 福門何可救汝)

“내가 그대들에게 말하나니, 세상 사람의 나고 죽는 일이 크거늘” 이라고 했다. 이 대목이 아주 중요하다. 생사(生死)는 보통 육신 인연이 다함을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하근기(下根機)다. 그러면 생사란 무엇이냐?

지금 당장 현재 마음에 한 생각이 일어나고 멸하는 중생 욕심의 오염된 생각을 말한다. 그래서 불법을 성취한다는 것은 그 생멸의 분별망상심을 끊어준다는 뜻이다.

지금 이 순간 분별심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사를 되풀이하는 윤회의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다. 공부인이 정견(正見)이 열리지 않으면 어두운 미혹의 정식(情識)이 일어나고, 멸하는 생멸심인 생각을 자아(自我)라고 집착한다. 그러나 무심(無心)이 바탕이 되어 종지(宗旨)를 알고 모든 법문을 들으면 무생법인(無生法認)을 깨닫게 된다. 만약 종지와 정견이 서지 않으면, 생각이 일어나고 멸하는 것마다 분별업식의 옷을 갈아 입는 것이고 지금 윤회하는 것이며, 또한 죽어서도 윤회하기 때문에 지금 윤회하는 망념된 자아의식(自我意識)을 끊어야 한다.

윤회의 속성은 정식(情識)이 바탕이 된 고정관념이라서, 나라는 망념의 자아의식(自我意識)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본문에서 “복 받는 일만을 구할 뿐 나고 죽는 생사고해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말에서 “복 받는 일만을 구할 뿐”은 물질과 모양과 형상에만 집착한다는 말로써 물질로 자기를 꾸미려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것 말고 더 본질적은 마음의 세계를 열어보라는 말이다.

‘그대들의 자성이 미혹한 상태에서 정견이 바로 서지 않아 자기 마음을 깨닫지 못한 사람은 물질이 천생만생(千生萬生) 수미산처럼 쌓여 함께한들 너를 어떻게 지켜주겠는가?’라는 뜻이다.

 

[불교신문2925호/2013년7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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