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미녀들의 수다’ 출신 방송인 브로닌

지난 5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해인총림 해인사 백련암에서 3000배에 도전하는 모습.

‘미수다’로 유명세 탄 방송인

한국서 처음으로 불교 접해

도전 실패해도 끝까지 최선

“108배 연습해 재도전 할 것”

KBS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널리 이름을 알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방송인 브로닌 멀렌(Bronwyn Mullen) 씨. 올해로 한국생활 8년 차에 들어선 그녀가 해인총림 해인사 백련암에서 신심 깊은 불자들도 어렵다는 3000배에 도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조계사에서 KBS ‘미녀들의 수다’로 유명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방송인 브로닌 멀렌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3000배 도전기를 직접 듣기 위해 지난 9일 오후 서울 조계사에서 만난 방송인 브로닌 씨는 “절에 오는데 옷을 너무 화려하게 입고 와서 미안하다”며 예의를 차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그러면서도 사진촬영을 위해 전각 앞에서 합장으로 포즈를 잡는 모습도 여느 불자와 다르지 않았다. 이어 생에 처음으로 도전한 3000배에 대한 경험담은 더욱 진지했다. 사실 브로닌 씨는 독실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랐고,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불교를 접했다. 브로닌 씨는 “절에 가면 경치도 좋고 시원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서 느낌이 너무 좋았다”면서 “불교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욕심을 버리고 열심히 살라는 가르침이 철학으로도 좋은 종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다 2년 전 ‘미녀들의 수다’ 멤버들과 방송을 통해 지역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하게 됐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108배를 해봤다. 당시 멤버들과 즐기면서 쉬어가며 한 절이었기에 채널A 프로그램인 ‘갈 데까지 가보자’의 3000배 도전 출연섭외를 흔쾌히 수락했다.

지난 5월 방송을 앞두고 백련암에서 절하는 법도 제대로 배웠다. 연습 삼아 한 절이 500배를 넘었다. 브로닌 씨는 “스님과 불자들이 함께 절을 하고 있는데, 대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열심히 절을 했다”면서 “다음날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아파서 괜히 출연하기로 했나 후회가 됐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약속한 스케줄이고 불교에 대한 호기심도 생겨 예정대로 백련암 고심원 법당을 다시 찾아 3000배를 도전했다. 백련암 스님, 불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250배 씩 나눠서 절을 이어갔다. 750배를 넘기면서 첫 번째 고비가 왔다. 브로닌 씨는 “팔과 다리에 경련이 오면서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면서 “그때 옆에 있던 할머니가 마라톤의 페이스메이크처럼 곁에서 응원해주고 격려해 줘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어진 도전은 1000배를 넘어 1360배에 이르러 끝이 났다. 처음부터 외국인에게는 다소 무리였을 수도 있었던 도전이었지만, 브로닌 씨는 5시간 이상 절을 이어가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불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브로닌의 3000배 도전기는 지난 5월28일 오후7시10분 채널A를 통해 방송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브로닌 씨는 “비록 도전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기분 좋은 도전이었다”면서 “다시 재도전하기 위해 지금도 가끔 집에서 108배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3000배 도전 이후 브로닌 씨의 생활도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삼겹살과 삼계탕,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한식과 소주, 막걸리를 좋아하는 입맛만큼은 토종 한국인. 방송 이후 그렇게 좋아하는 육류는 아예 끊었고, 술도 많이 줄였다고 한다.

브루닌 씨는 “이번 도전을 통해 불교에 대해 알게 됐고, 그 영향으로 절제하는 습관도 갖게 됐다”면서 “몸과 마음이 깨끗해진 것 같아 불교에 대해 감사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의 문화, 요리 등을 외국에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면서 “더불어 한국에 살고 있거나 방문할 예정인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문화 안내서도 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불교신문2920호/2013년6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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