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불기 2562 (2018).11.22 목

사이드바 열기
상단여백
HOME 출판&문학 출판 신간안내
“무명에 빠진 사람들 이야기 쓰고 싶다”첫 소설집 출간한 불자작가 최은미 씨

너무 아름다운 꿈

   
최은미 지음  문학동네 펴냄

 

 

 

불학연구소 3년 근무 이력

현대문학 신인상 받으며

문단 주목… 단편 8편 모아

 

“일체 유정물들 불완전한

모습으로 인한 고통에 천착

긍정과 부정의 가치판단은

없지만 모든 생명 연관성이

내 소설의 주요한 흐름”

 

   
 최 작가는 “모든 생명은 연기의 법칙에 의해 서로 연관되어 있지만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고(苦)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 보고 싶다”고 했다. 그 삶에 대해 작가는 가치기준을 개입시키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는 작가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려나가다보면 문제에 대한 답은 독자들이 스스로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란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최은미(35)작가가 첫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문학동네)을 출간했다. 최 작가는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와 조계종 불학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2008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울고 간다’로 신인상을 받아 문단의 주목을 받아 왔다. 총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최 작가의 작품 내면에는 심도 깊은 불교의 가르침에 입각한 삶의 편린들이 각인돼 있다. 후속 작에 여념없는 최 씨를 지난 4월25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보았다.

 

- 8편의 단편을 한권으로 묶어 첫 소설집이 나왔다. 소감은.

= 10여년 동안 써 온 자식 같은 작품이 담겨 있어 마음이 뿌듯하기도 하고 감회가 새롭다. 어찌됐든 한 시기 동안 열심히 쓴 작품이 마무리 돼 소설집으로 나왔으니 시원한 느낌도 든다. 내 글이 세상에 처음 나가 정말 독자들과 만난다는 생각에 긴장감도 든다.

- 이력이 불교와 인연이 많다.

= 동국대학교를 졸업했고, 총무원에서 일하면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불학연구소에서 일했는데 이 기간  동안 스님들을 많이 만나 좋은 말씀도 들었고, 희귀한 옛날 자료를 생생하게 접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스님들이 선방에서 정진한 내용인 ‘방함록’이 있는데 그곳에 이런 저런 각주 혹은 낙서같은 것을 보며 당시 스님들의 활동상을 느낄 수 있었다. 근현대사 자료를 정리할 때는 전 총무원장이었던 지관스님을 만나 계율에 대해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책에서보다 살아있는 경험을 얻으며 불교를 더 많이 알 수 있었다.

- 소설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고 주요 작품활동은.

= 20대 초반부터 습작을 시작했다. 2008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뒤 매년 한 두 편씩 문예지에 글을 발표했다. 2008년에는 현대문학 12월호에 ‘간밤 강가’, 2009년 문학동네 겨울호에 ‘전임자의 즐겨찾기’, 2010년에는 현대문학 3월호에 ‘비밀동화’, 2010년 문학들 가을호에 ‘눈을 감고 기다리렴’, 2011년 현대문학 8월호에 ‘너무 아름다운 꿈’을 발표했다.

- 작가가 생각하는 자신의 소설을 말한다면.

= 사람의 삶을 제약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조건이 있다. 그것을 부처님은 무명(無明)이라고 보았다. 아주 훌륭한 통찰이라 생각했다. 무명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단편 ‘너무 아름다운 꿈’에서도 언급했는데 ‘눈에 병이 생기면 허공에 꽃이 보인다’는 허공꽃이 핀다. 이 허깨비가 무명으로 인해 생긴다. 그로 인해 아프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다.

- 평론가들은 최 작가의 소설에 대해 멀리서 보면 비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희극같다고 평가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절망을 보는 것도 희망을 보는 것도 읽는 사람의 몫일 것이다. 스토리는 비극적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의 무명으로 인해 삶에는 고통이 생기는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미리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비극적 상황과 스토리를 쌓아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는 계속 삶은 고통이고 무명이고 비극임을 그려나가고 독자들은 그 속에서 저마다의 해답을 찾을 것으로 본다.

- 12연기의 무명을 이야기했다. 그 외에도 작품 속에 불교의 사상이 들어있다면.

= 결국 연기법이 아닌가 싶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삶은 서로 연관되어 있고 그 모습은 불완전하다. 거대한 화엄계처럼 하나인듯 하기도 하고 여럿으로 흩어지기도 한다. 그 상황속에서 일체의 유정물들은 불완전함으로 인한 고통을 느낀다. 그것이 소설에서는 물고기로도 바이러스로도 나타난다. 생명의 시작도 이처럼 보이지 않는 유정물에서 시작된다. 긍정과 부정의 가치판단은 없지만 모든 생명의 연관성이 내 소설의 주요한 흐름이다.

- 소설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려 하나.

=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야기나 환상 속이  아닐까를 가끔 생각해 본다. 삶과 죽음의 본질이 궁금하기도 하다. 이런 세계 자체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상황에 어떻게 맞서서 살아가는지를 표현하고 싶다. 작가가 30년에서 40년 동안 글을 쓴다고 하지만 한 장면을 이해하기 위해 평생을 소비할 수도 있다고 본다. 부처님이 성 밖으로 나가 병자와 시신을 보면서 인생무상을 문득 깨달아 출가해 큰 깨달음을 얻었듯이 작가도 자신이 속한 세계의 한 장면에 몰입해 그 상황을 이해하고 깨닫기 위한 글을 쓸 수 있다면 평생소원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겠다.

- 장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독감에 걸린 한 남자의 여정에 관한 내용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생물들이 있다. 역학조사를 하면서 자신의 기원과 만나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 앞으로 쓰고 싶은 소설이 있다면.

=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에 대해 구체적으로 탐구해 보고 싶다. 행위의 결과로서의 지옥이 아니라 인간이 처한 상황으로서의 지옥 말이다. 부처님이 말한 고통과 무명을 탐구하기 위한 관문이 내게는 '지옥'이다.

이제 본격적인 전업작가의 길을 가는 최은미 작가의 세계가 사뭇 진지하다. 요즘 나오는 얄팍한 대중성에 기인한 소설이 아니라 삶의 웅숭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며 단정짓지 않고, 독자들이 고통의 근원을 해결해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소설을 잉태하고 있었다. 곧 세상에 울음소리를 낼 장편이 벌써 기대된다.

[불교신문2912호/2013년5월12일자]


 

고양=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양=여태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icon
"SNS에서도 불교신문
뉴스를 받아보세요"

kakaostory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