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제 종정예하, 미국 종교지도자들에 한국 간화선 소개

미국 뉴욕에서 현지 종교인들에게 간화선을 설명하고 있는 진제 종정예하.

진제법원 조계종 종정예하가 미국 뉴욕에서 현지 종교인들에게 한국불교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의 핵심을 소개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10월4일(미국시각)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옆 유엔 플라자 처치(Church)센터에서 열린 세계종교지도자모임에서 참나를 찾아 극단적인 개인주의에서 비롯된 지구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참나를 찾는 수행법인 간화선을 널리 알리고 지구촌과 인류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실천에 나서겠다는 원력을 밝혔다.

종정예하의 법문은 UN산하 종교기구인 뉴욕 종교간 대화 센터(New York Interfaith Center), 이해의 전당(The Temple of Understanding)와 지난해 종정예하가 간화선대법회를 열었던 리버사이드 교회(The Riverside Church of New York)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이날 모임에는 개신교 가톨릭 등 현지 성직자와 국제환경운동가, 각국 대사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법문을 마친 뒤 종정예하가 참석자들의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종정예하는 이날 법문에서 우선 인류 공동선의 실현을 위해 매진해온 종교지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종교간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통받는 이들을 돕고 병든 세상을 치유하는 일은 우리 종교인이 존재하는 이유이고, 앞으로도 우리 종교인들이 앞장서 일깨워주고 실천하는 모습 보여야 한다”며 “종교 간 대화는 인류와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정신적 토대요 밝은 미래로 인도하는 희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자타불이(自他不二)를 근간으로 불교의 정신이 우리 시대 새롭게 조명돼야 한다고 역설하며, 참나를 찾는 일이 진정한 평화의 열쇠임을 환기시켰다.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란 유네스코 헌장의 머리말을 인용하며 “지구촌의 평화와 화목과 평등, 건강한 생태환경은 인류 개개인이 마음을 닦는 수행을 통해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이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간과 자연은 서로 상생의 관계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온 지구촌이 나와 더불어 한 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어를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

이러한 동체대비의 정신을 깨달으려면 참나를 깨우쳐 알아야 한다는 것이 종정예하의 오랜 가르침이다.

종정예하는 '부모미생전 본래진면목'의 화두를 인용해 “모든 사람이 부모로부터 이 몸뚱이를 받아서 지금 이렇게 ‘나다’하며 살고 있지만 이 몸뚱이는 백년 이내에 한줌 흙으로 돌아가므로 진정한 참나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나란 부모에게 이 몸 받기 전 어떤 것이 참나던고 하며 간절히 의심하고 의심하는 것”이라며 “이를 일러 화두(話頭)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산골짜기 물소리가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이었더라’는 중국의 대문장가 소동파의 게송을 소개하며 “무정물이 설하는 진리의 말씀까지도 들을 수 있을 때 지구를 위협하는 생태학적 위기와 환경문제에서 벗어나 지구촌은 진정한 평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종정예하의 법문은 영어로도 번역돼 참석자들에게 설명됐다.

종정예하는 마지막으로 스스로 지은 게송을 들려주며 한국불교의 고유한 선풍을 드러내기도 했다. 게송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향상향하사난분(向上向下事難分)

득의망언도이친(得意忘言道易親)

일구명명해만상(一句明明該萬像)

중양구일국화신(重陽九日菊花新)

향상의 진리와 향하의 진리의 일은 분하기가 어려움이요,

뜻을 얻고 말을 잊어야사 진리의 도에 친함이라

일구의 진리는 밝고 밝아 일만 형상에 합함이요,

구월달의 국화꽃은 새로움이로다.

이날 법문에는 현지 종교 성직자와 환경운동가, 각국 대사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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