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박물관, ‘유리원판에 비친 문화유산’展

6ㆍ25전쟁 중 소실된 곡성 관음사 원통전을 비롯해 관음보살상, 후불탱화 등이 디지털로 복원돼 일반에 최초로 공개됐다. 이와 함께 평양 광법사 대웅전도 소실되기 전에 모습이 사진으로 확인됐다.

성균관대박물관(관장 이희목)은 9월24일 개막한 ‘유리원판에 비친 한국의 문화유산’ 특별기획전에서 이를 공개했다. 특별기획전은 오는 12월24일까지 성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6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이번에 복원된 유리원판 필름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중반부터 1940년까지 일본인 식민사학자 후지타 료사쿠가 찍은 1876장으로, 근현대사의 질곡을 겪으며 파괴되거나 훼손된 우리 문화유산의 원래 모습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성대박물관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유리원판 사진의 디지털 복원작업을 시작했으며, 마침내 올해 1876장의 유리원판 사진 전체에 대한 복원작업을 완료하고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디지털복원한 원판사진 60여점 점시

곡성 관음사 원통전 등 최초 공개

이번 공개되는 사진은 모두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곡성 관음사, 평양 광법사 등 한국전쟁으로 사라져 버린 사찰의 옛 모습을 전시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52년 소실된 곡성의 관음사 원통전과 관음보살상, 후불탱화가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관음사 원통전과 관음보살상은 고려 말에 조성된 것으로, <심청전>에서 심봉사가 공양미 300석을 올렸다고 했을 만큼 귀중한 문화재였다. 소실되기 이전의 모습이 담겨 있어, 향후 관음사 복원을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북한 제1의 사찰인 평양 광법사의 옛 모습도 만날 수 있다. 1952년 한국전쟁으로 불타 없어진 평양 광법사의 대웅전의 모습도 이번 전시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통해 광법사 대웅전 현판이 ‘동국명사(東國名寺)’였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경복궁 근정전과 광화문의 옛 모습도 공개됐다. 1929년 무렵 현재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 부근에서 찍은 총독부ㆍ근정전ㆍ광화문 사진에 따르면 광화문이 경복궁의 동문인 건춘문 북쪽에 위치했음을 뚜렷이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문경 봉암사 봉황문,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1930년 경복궁 수정전 사진, 영변 철옹성(鐵甕城) 입구 관아와 입구문인 ‘언무루’ 등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전시됐다.

성대박물관은 “조선총독부 박물관장이었던 후지타 료사쿠가 찍어 보관하던 사진을 해방직후 성균관대가 입수 수장해 온 것들로 디지털 복원작업을 완료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게 됐다”며 “기존의 전시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귀중한 사진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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