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남양주 흥국사 대방

남양주 흥국사는 신라 진평왕 21년인 559년, 세속오계로 유명한 원광법사가 창건한 수락사가 그 효시다.

조선 선조 1년인 1568년 선조가 그의 생부인 덕흥대원군의 원당을 이곳에 건립해 흥덕사라 고쳐 부르게 했다가 다시 1626년 사찰의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나라를 흥하게 한다(興國)는 사찰의 이름에 걸맞게 유교가 통치이념이었던 조선시대에도 왕실의 안녕을 비는 사찰로 사격이 높았다.

하지만 이들 문화재와 함께 경내 주요 전각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바로 등록문화재 제471호 ‘남양주 흥국사 대방’이다. 흥국사 대방은 정토 염불사상이 크게 성행하던 근대불교 시기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공간으로 독특한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 공간이다.

염불수행을 위한 공간과 함께 누, 승방, 부엌 등의 부속 공간을 갖추고 있다. 흥국사 대웅전을 실제적.상징적 불단으로 삼고 대방에서 염불수행에 매진하도록 구성된 독특한 형식의 복합 법당이다.

전통 형식 탈피 복합 법당

독특한 건축과 공간구성 ‘눈길’

근대불교 대표하는 건축물

다른 사찰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법당으로, 근대불교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흥국사사적(興國寺事蹟)>에 따르면 대방은 1878년 화재 이후에 건립된 것으로, 1821년 건립됐던 대방이 소실됨에 따라 다시 건립했음을 알 수 있다. 기존의 단일 용도로 구성됐던 전통적 법당 구성 방식을 벗어나 복합적이고 기능적인 근대적 건축의 성립을 보여주고 있다.

△<흥국사사적>에 연혁이 잘 나타나 있는 점 △독특한 건축 형식과 공간 구성을 이루고 있는 점 △시대 상황을 반영한 법당이라는 점 등 역사성과 특수성이 고려돼 지난 2011년 4월29일 불교계 문화재 가운데는 3번째로 등록문화재에 이름을 올렸다.

흥국사 대방의 등록문화재 지정은 부처님을 모신 전각뿐만 아니라 수행과 생활공간도 건축사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평가한 사례로 의미가 있다.

대방이 본격적으로 염불당으로서 역할을 한 것은 1940년, 만일회 결성 때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에서 만일회가 20세기 들어 성행하자 당시 주지였던 박범화스님이 자신의 재산을 희사하면서 흥국사에서도 만일회가 결성됐다.

이로 인해 염불사상이 흥국사에서도 크게 유행했고 경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대방이 염불당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남양주 흥국사 대방은 하나의 전각을 건립할 때도 시대상황을 반영해 건립했던 근대시기 불교계의 노력이 녹아있는 건축물이다. 오늘날 사찰에서 불사를 시작할 때, 흥국사 대방에 담긴 불교계의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교신문 2848호/ 9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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