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목사 성 모씨, 동화사 난입 ‘훼불’
경찰의 미온적 대응도 시민들 분노 불러

대구 동화사에 한 목사가 난입해 훼불을 저지른 사건이 본보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장도 늘고 있다. (8월31일 인터넷 판)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8월20일 오후 5시경. 대한기독교 하나님의성회 소속 목사로 알려진 성모(43) 씨가 산신각에 들어와 문을 걸어 잠그고 산신도에 욕설을 쓰고, 눈 주위를 훼손하는 등 탱화를 훼손했다.

이어 조사전 불단 위를 신발을 신은채 돌아다니며 소변을 보는 등 심각한 훼불행위를 했다. 범인은 이에 앞서 대웅전에 30여 분간 머물면서 기도중인 스님과 신도들의 눈을 피해 경전 8권을 찢었다.

동화사 산신도를 훼손하고 있는 성 모 목사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보이고 있다.
뒤늦게 이를 확인한 동화사는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을 토대로 동부경찰서에 사건을 신고, 지난 8월30일 성모 씨를 검거했다. 성 씨는 2005년 순복음교회 소속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지난 5월까지 울산의 한 교회에서 목사로 재직했다.

경찰에 따르면 성 씨는 “불교경전에 헛된 내용이 있어 사람을 미혹하기에 훼손했다”며 “성령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 씨가 누나와 다툰 후 동화사에 올라간 것으로 보아 불교에 대한 증오심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현행법에 종교관련 처벌내용이 없어 재물손괴와 건조물 침입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성 씨가 훼손한 탱화 등의 피해규모 감정 결과가 나오는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미온적인 경찰의 입장에 대해 동화사와 시민들은 ‘경찰의 미온적인 처벌이 훼불을 이어지게 만들고 있다’며 발끈하고 있다.

동화사 종무소 관계자는 “문화유산을 어떻게 단순한 가격으로 매길 수 있느냐. 끊이지 않는 이 같은 훼불사건은 불자들에게 심각한 모욕과 정신적 상처를 안겨주는 심각한 종교모독사건이다”며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사찰 훼손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본보를 통해 알려지면서 주요 일간지에서 보도가 잇따르자 일반 시민들까지도 “잘못된 행위로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네티즌 ‘가을하늘’은 “문화재보호법 위반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며 강한 처벌을 주문했으며, ‘dadain13’은 “엄벌에 처해서 재발방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이번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성 씨가 훼손한 조사전은 18세기 건축물로 대웅전 서편에 위치하고 있다. 조사전에는 동화사 창건주인 극달화상을 비롯해 보조국사, 사명대사, 세장.두여.의첨.지화.총륜스님 등 동화사를 거쳐간 역대 스님과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석우스님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다.

[불교신문 2846호/ 9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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