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교육기관 첫 한글 칠정례 교육

교수 스님의 선창에 맞춰 염불하는 학인 스님들

지난해 공포된 한글표준반야심경과 한글 칠정례 의식 교육이 승가 기본교육기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스님)은 지난 12일 동국대 경주캠퍼스 정각원(원장 화랑스님)에서 염불교육지도위원 정오스님(포항 천곡사 주지), 염불지도교수사 보천스님과 금강스님을 초청해 학인 스님들에게 한글염불의례의식을 지도했다. 경주 동대에 재학 중인 100 여명의 스님들은 이날 6시간 동안 칠정례와 한글반야심경을 배웠다.

“지극한 마음으로 온 세계 스승이며 모든 중생 어버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 절하옵니다.”

정오스님의 선창에 맞춰 학인 스님들이 한글의례를 따라 한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이 익숙한 스님들에게 한글곡조는 생소하기만 하다.

수업을 진행하던 정오스님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심정으로 한글염불의례를 보급하고 있다”며 “염불 특히 한글의식은 스님의 전유물이 아니라 사부대중이 공유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쉽게 부를 수 있도록 곡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한글염불의례의 중요성에 공감한 스님들은 열심히 교수 스님들의 목소리를 따라 했다. 교수 스님의 음성을 녹음하면서 음절마다 장단과 높낮이를 표기하며, 처음 듣는 한글염불을 기억하려고 애썼다.

두율스님(1학년)은 “한글염불로 의식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히 해왔지만 배우는 게 쉽지 않다”며 “많이 연습해서 보편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법진스님(1학년)은 “염불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수업은 즐거웠다”며 “포교 측면에서도 한글염불은 꼭 필요한 만큼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연습하겠다”고 밝혔다.

수업을 마친 정오스님은 “처음 듣는 소리를 따라서하기 쉽지 않은데 학인들이 한글염불의례를 배우겠다는 의지가 있어서인지 성과가 좋다”며 “오늘 배운 것을 실제 수행현장에서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각 교육기관에서 매일 아침저녁 예불할 때마다 칠정례와 한글반야심경을 외운다면 교육효과는 더 크다”는 스님은 “빨리 시행하면 할수록 좋다”며 “학장 스님이나 본사 주지 스님이 한글의식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원은 경주캠퍼스 외에 다른 승가교육기관에서 한글염불의례의식 순회교육을 실시한다. 오는 6월16일 중앙승가대서 교육이 진행되며 동국대 서울캠퍼스에서도 예정돼 있다. 지방승가대학의 경우 권역별로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1학기가 끝나기 전까지 순회교육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교육국장 가섭스님은 “전법교화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염불의식은 스님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며 “하는 사람은 물론 듣는 사람까지 감응시키는 한글염불의례가 대중화될 수 있도록 학인 스님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공부해달라”고 당부했다.

 

1대1 강습 중인 정오스님과 학인 스님들의 모습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