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신문에서 ‘구족계 단일계단 수계산림’을 한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단일계단이 무엇인가요? 또 스님이 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기간이, 또 어떤 과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 수계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분이 발심(發心)해서 스승을 삼아 계율을 지킬 것을 맹세하고 승단에 입단하는 절차입니다. 종단의 정식 스님을 배출하는 ‘조계종 단일계단 구족계 수계산림’이 올해는 3월26일부터 9일간 김천 직지사에서 열린다고 하네요.

수계산림을 원만히 마치고 나면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종단의 정식 스님(비구, 비구니)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지요. 단일계단(單一戒壇)이라는 것은, 예전에 각 교구본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되었던 수계의식을 종단 차원에서 통일한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우리 종단의 통일된 의식과 동일한 정체성의 확립에 큰 의의가 있었던 것입니다. 지계 청정한 수행자, 신심과 원력이 구족한 수행자가 배출되어 정법(正法)이 오래 머물고 만 중생의 복전(福田)이 되기 위한 수행승단을 만드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사건이었지요.

역사적인 첫 번째 단일계단은 1981년 2월에 영축총림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실시됐습니다. 이로부터 30년간의 노력으로 종단은 교육과 행정, 포교, 복지, 법계 등 모든 면에서 여법한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수계산림은 초기 교단에는 없었던 제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최초의 제자들에게 “오라, 벗(비구)이여!” 라고 말씀하셨지요. 이 말이 곧 수계의 절차를 대신했습니다. 그러면 제자들은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가르침과 승단에 귀의합니다”라고 서원했고, 승단의 입단절차는 그것으로 되었습니다.

입산에서 수계까지 4년 6개월 소요

불법에 대한 신심과 바른 이해 습득

하지만 제자가 많아짐에 따라 부처님께서 일일이 모두를 제자로 받아들이는 일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수계제도가 생겨난 것이지요. 처음에는 최소 10명의 비구가 있어야 했습니다. 나중에 대승불교의 시대에서는 이것보다는 완화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초기의 제도를 기반으로 하여 삼사칠증(三師七證)의 제도로 정해져 왔습니다.

정식으로 스님이 되기까지는 몇 가지 과정과 관문이 있습니다. 입산해서 비구계를 받기까지는 대략 4년 6개월 이상이 소요됩니다.

처음 발심해서 입산(入山)하면 6달간은 행자(行者)시기입니다. 이때는 고려 지눌스님의 <계초심학인문>, 신라 원효스님의 <발심수행장>, 고려 야운스님의 <자경문>을 합해 놓은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을 배웁니다. 출가생활에 꼭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지침서입니다.

또 <천수경> <반야심경> 등을 외우고 염불을 익힙니다. 조석(朝夕)으로 108배 정진을 하기도 하고, 해우소 청소부터 후원에서 공양을 준비하는 등 많은 일을 하게 되지요. 일부러 힘들게 수련을 시킨다는 의미보다는 몸으로 부딪히며 하심(下心)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 다음은 예비스님 단계입니다. 흔히 남자는 사미, 여자는 사미니라고 합니다. 대략 4년 정도의 공부시간을 갖습니다. 예전에는 강원, 요즘은 승가대학이라고 하는 교육기관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 다음단계가 구족계, 비구계입니다. 구족계를 받아야 스님 자격을 온전히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구계는 250계, 비구니는 348계를 받습니다. 참선, 염불, 간경, 주력 등의 불교수행과 전법, 포교, 사회활동 등 다양한 스님의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출가자의 길은 불법에 대한 신심과 바른 이해, 깨달음을 이루기 위한 굳은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인천(人天)의 스승으로서 훌륭한 스님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발원해 봅니다.

[불교신문 2804호/ 3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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