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법난 독후감 공모전 수상작 연재 (11·끝)
학생부 가작(불교신문사 사장상) 최영민 양

사실 나는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10.27법난이 어떤 사건이고, 무엇을 의미하며 불교계에서 왜 이리 분노하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관련자료를 보고 내 생각은 달라졌다.

10.27법난은 외부적으로는 불교계 정화를 위함이었지만 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전두환 대통령 이하 신군부 세력들은 자신들의 심기에 거슬리는 불교계를 무력으로 다스렸다. 신군부 세력 즉, 국가는 전국의 불교 사찰들의 중요 문서나 유물들을 훼손하고 갈취했으며, 엄청난 수의 무고한 스님들을 강제로 연행하여 갔다.

연행되신 스님들은 온갖 고문과 모욕을 당하셨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피해 내용이 아니다. 이러한 피해를 입힌 가해자나 그에 따른 보상에 있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나는 가해자를 국가로 보고 있다.

국가는 즉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신군부 세력 전체를 일컫는다. 이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여러 방면으로 전두환 대통령이하 신군부 세력에 반대했던 불교계의 탄압을 위해 파렴치한 일을 저지른 것이다.

이것이 말이 되는가? 한 나라의 원수로서, 국민들을 돌보고 책임져야 할 정부의 구성원들이 정당한 이유도 없이 단순히 자신들의 이익만을 보고 무력을 이용하여 죄없는 국민을 처단한다는 것, 어찌보면 이것은 6.25 한국전쟁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이은 씻을 수 없는 상처이다.

이같은 사건 재발을 막고

불교계의 실추된 명예회복

전 국민의 화합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중요

나아가 한 종교를 묵살해버리는 것 역시 불자들에게는 엄청난 수치인 동시에 종교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로의 발전을 저해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짓을 한 국가는 정작 반성의 기미는커녕 피해를 입힌 사실조차 왜곡하고 법조문 역시 그들에게 유리하도록 조정하여 이 일을 은폐시키고 있다.

이러한 보고서의 내용과 신문기사들을 읽으며 나는 마치 국가가 어른이고 이 일의 피해자인 불교계 전체를 아이로 보아 어른이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는 어른이라는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입막음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얼마나 기분 나쁘고 억울한 일인가? 나는 10.27법난이라는 사건이 일어난 국가의 국민으로서 또 부처님을 믿는 불교 신자로서 꼭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피해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떠한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것일까? 먼저 내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정확한 규정이 필요하다. 모든 사건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는 법이다. 이 때 둘 중 한 쪽이라도 불확실하다면 보상은 물론이고 사건은 영원히 미제로 남기 마련이다. 따라서 사건의 중심이자 근원이 되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정확히 밝혀내어 규정짓는 것이 우선이다.

다음으로는 법조문에 보상조항을 만드는 것이다. 피해내용이 존재하는데 보상조항이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모순인 것이다. 심지어 동일한 사건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에는 존재하는 보상조항이 왜 10.27법난에는 없는 것일까? 의문점이 아닐 수 없다.

이 외에도 10.27법난으로 인한 억울하고 부당한 처사들은 넘쳐난다. 스님들의 증언으로 밝혀지는 육체적 고문과 정신적 수치스러움은 과연 언제쯤에나 보상받을 수 있을까? 사실 스님들이 받으신, 또 전국의 불자를 포함한 불교 관련 분야가 받은 상처는 어떠한 보상으로도 치유될 수 없고 잊기 힘든 기억이다.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나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불교계 외에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이 사실을 제대로 알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으로는 6.25 한국전쟁이나 5.18 광주민주화운동처럼 10.27법난도 영화화나 문학화하여 대중들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과, 나와 같은 학생이나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독자 투고란이나 독후감, 글짓기와 같은 공모전을 활성화 하는 방법 등이 있다.

끝으로 10.27법난을 알게 해 주시고 나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불교신문사에 감사드린다.

[불교신문 2800호/ 3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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