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국선원수좌회 범어사서 담선법회

전국 선원수좌회가 지난 12일 부산 범어사에서 개최한 ‘담선법회’에는 수좌 스님 100 여명이 참석해 원로의원 고우스님과 <돈황본 육조단경>을 함께 공부했다.
고려 때 성행했던 담선법회(談禪法會)의 맥이 되살아났다. 전국선원수좌회(공동대표 무여스님, 지환스님)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제14교구본사 범어사에서 담선법회를 개최했다.

이번 담선법회에는 승납 20년 이상의 구참 스님을 비롯해 수좌 1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실참하고 탁마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선원수좌회는 선방 스님들이 해제기간에 선어록 강좌를 통해 공부를 점검하고, 정견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번 법석을 마련했다.

3박4일간 이어진 담선법회 기간 동안에는 조계종 원로의원 고우스님이 교수사로 나서 <돈황본 육조단경>에 대해 강의했다. 고우스님은 육조스님이 깨달은 가르침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 지를 역설했다. 스님은 혜능스님이 <육조단경>을 통해 설한 불교의 핵심가치는 중도라고 말했다.

“불교정신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중도이며, 화두를 타파하는 것은 곧 중도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화두일변도로 중도를 체험하면 다행이지만 깨닫지 못할 때는 인식도 못하고 체험도 못하게 된다”며 인식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고우스님 육조단경 강의

“공에 대한 이해 바탕으로

생활하고 사회화 시키면

세상도 변화시킬 수 있다”

출가수행자 변화 촉구

이어 고우스님은 “과학계나 토인비가 인식했듯이 우리도 불교의 중요성을 인식하면 보람도 느끼고 개인적으로도 기쁨을 찾게 될 것”이라며 “공을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시각을 바꿔 생활하고 이것을 사회화시키면 세상도 변화시킬 수 있다”며 출가자들의 변화를 촉구했다.

공동대표 지환스님은 이번 선어록 강의가 수좌 스님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대와 소통하지 않는다면 수좌들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지환스님은 “담선법회가 성공해서 선원이 사회와 소통하고 역동적인 수행문화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법회 후 수좌 스님들의 의견을 모아, 매년 한차례씩 담선법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입재식에서 범어사 주지 정여스님은 “범어사가 선문종장 경허스님을 모시고 선찰대본사로 명명한 이래 오늘 가장 큰 법석이 마련됐다”며 “여러 선원의 수좌들이 스스로를 점검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선원 유나 인각스님은 “통합종단 출범 50주년인 올해 종단의 3대 사업 중 하나인 도제교육의 일환으로 담선법회라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며 “혜능스님의 <욱조단경>은 망망대해를 가는 우리에게 지남같은 어록으로 열심히 공부해 한국불교의 귀감이 될 선지식이 배출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교신문 2792호/ 2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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