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북후면 석탑리에 있는 석탑사 석탑. 석탑으로 인해 지역명칭과 다리 명칭이 석탑리와 석탑교다. 국내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피라미드 모양의 석탑으로 1000여 년 전에 조성됐다.
 
 
 
 
석탑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석탑사 모습. 돌담이 정겹다.
 
 
 
 
원통전 모습. 작은 법당이지만 통유리를 전면에 설치해 밝은 느낌이 든다.
 
 
 
 
석탑사 법당의 풍경.
 
 
 
 
중생들이 쌓은 석탑 곁
           
 
봄볕 같은 소박한 도량
 
 
안동에서 5번 국도를 따라 간다. 북후면사무소 앞에서 학가산 방면으로 좌회전 후 영주 방면으로 직진한다. 이정표가 없다. 네비게이션에도 뜨지 않는다. 도로변에 걸려있는 학가산 등산로 지도를 보며 찾았다. 석탑사로 가는 길이다.
 
석탑리 이정표를 지나면 석탑1교와 2교, 3교가 나온다. 삼세번 다리를 건너고 나니 거대한 돌탑과 노거수가 눈에 들어온다. 경북 문화재자료 제343호 안동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이다.
 
보기 드문 피라미드 모양이다. 여말선초에 건립됐다. 가로, 세로 약 13m 크기의 맨 아래 기단을 시작으로 크기와 높이를 줄여가며 계단식으로 여섯 단을 쌓았다. 높이는 아파트 한층 반 정도로 꽤 크다. 웅장한 석탑 곁에는 다정한 친구처럼 노거수 한 그루가 듬직하게 서 있다.
 
탑에 얽힌 지역설화가 흥미롭다. 먼 옛날 영주 부석사 스님들이 공양미를 훔쳐간 ‘범인’이 봉정사를 창건한 능인(能仁)스님임을 알아채고 스님을 해하고자 손에 손에 돌을 들고 찾아왔지만 능인스님이 설법으로 꾸짖자 금세 깨닫고 속죄의 표시로 갖고 온 돌을 모아 탑을 쌓았다고 한다.
 
탑에서 20m 정도 걸어가면 석탑사가 있다. 요사채를 빼면 원통전과 종각이 전부다. 작고 소박한 석탑사는 그러나 초라하기 보다는 정갈하다.
 
원통전에서 참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맘씨 좋아보이는 우체부 아저씨가 절을 찾았다. 스님을 부르더니 대답이 없자, 돌아서면서 “아직 병원에서 안오셨나?”라고 혼잣말을 한다. 스님의 생활을 훤히 알고 있는 듯, 훈훈한 정겨움이 있다. 우체부 아저씨는 절에 온 사람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면서 사찰안내까지 해준다. “석탑사는 조계종 고운사 말사입니다. 안동의 진산 학가산에 올라서 보면 산세가 연꽃모양으로 펼쳐져 있는데 그 가운데 우리 석탑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세가 작아 안타깝지만….” 우체부 아저씨의 한마디 한마디엔 석탑사에 대한 사랑이 뚝뚝 묻어난다.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론가 소식을 전하러 떠나는 아저씨에게 살짝 말을 건넸다. “겨울에는 힘들지 않으세요? 길도 얼고…” 해맑은 웃음을 비치는 아저씨 왈. “오히려 재밌지요. 일은 즐겁게 해야죠.”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에 따스한 햇살이 쏟아진다.
 
안동=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 2601호/ 2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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